방글라데시 정부가 국제 인권 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4일(현지시간) 남부 난민촌에 거주하던 미얀마 난민 로힝야족을 외딴 섬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정부는 남부 치타공 항구에서 로힝야족 1,642명을 해군 선백 7척에 나눠 태우고 바샨차르 섬으로 이송했다. 이 섬은 그동안 난민들이 머물던 곳에서 34㎞ 떨어져 있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살지 않았던 외딴 오지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난민들을 이곳에 이주시키기 위해 1억1,200만달러를 들여 수도와 전기 시설을 갖춘 주거 시설, 병원, 모스크, 제방 등을 건설했다. 이 시설은 1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사회는 난민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유엔은 로힝야족 강제 이주 소식에 “일부 난민들은 바샨차르 섬 이주를 원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난민들이 충분한 정보에 입각해 자유롭게 이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국제 앰네스티와 국제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도 3일 방글라데시 정부에 난민 이주 계획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2017년 미얀마군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건너왔다. 이후 콕스자바르 난민촌과 인근에서 생활해 왔다. 현재 로힝야족 난민은 100만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는 난민이 폭증하자 2015년 집단 이주 계획을 세웠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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