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움직이지 않는 한 어떤 협상도 허용하지 않을 것 ‘바이든 시대’를 맞아 각국이 외교 정책을 다시 짜고 있다. 한국 역시 한미공조와 대북(對北)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는 상반된 정책을 펼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역할론 또한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북한 비핵화 유도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대미(對美) 외교통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거대한 변화 앞에서 문재인 정부는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더는 맹목적 종전선언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내 유력 인사 중 유일하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박 의원에게 바이든 정부의 대북 의중과 그에 따른 우리 정부의 대처법을 물었다.
1956년 서울 출생. 경기고·서울대 법대 졸업. 정치학 박사(영국 옥스퍼드대). 제11회 외무고시 합격. 청와대 공보비서관·청와대 정무비서관. 제16~18대, 21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변인.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 아시아미래연구원 이사장. 한미협회 제6대 회장.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 위원장.-12월 8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미동맹에 대해 “우리는 동북아 평화안보의 굳건한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은데.
“정권교체가 예고된 상태에서 크게 의미 있는 메시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한미공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그동안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 우리는 북한 우선주의를 내세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끌어들여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남북판문점 회담을 하는 등 보여주기 식 이벤트로는 한계가 있다.
-바이든 정부가 추구할 대북정책의 큰 그림은 무엇인가.
“트럼프 식의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동맹과 파트너들 간 ‘제재와 협상’을 통해 대북정책을 매우 구체적으로 추진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팀은 지난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를 검토하는 한편,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오간 친서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미국 대선 과정에서 진행된 TV 토론회나 바이든 캠프 참모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바이든은 대북 실무협상에서 진지한 외교적 노력이 선행돼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강하다. 한마디로 북한이 움직이지 않는 한 어떠한 인센티브나 협상도 없다는 얘기다. 바이든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지난 4년간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보여주기 식의 ‘리얼리티 쇼’는 끝났다고 보는 거다. 실질적으로 북한을 비핵화할 수 있는 로드맵을 촘촘하게 짜 원칙에 입각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했듯이 무턱대고 정상들끼리 만나는(top-down) 게 아니라, 실무진에 의해(bottom-up) 다각도로 치밀하게 계획을 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미국 의회에서 36년 동안 외교 문제를 직접 다뤄온 인물이다. 규칙과 약속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고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북한 비핵화에 적용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앤서니 블링컨은 오바마 정부에서 대통령 보좌관과 국무장관으로 재임할 당시(2018년 6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북한 비핵화에 대해 거론한 바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이란 핵합의’처럼 북한으로 하여금 모든 핵 프로그램을 공개하게 하는 중간 합의서를 체결하고, 국제적 감시하에서 우라늄 농축 및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인프라를 동결하며, 제한된 경제적 구제의 대가로 핵탄두와 미사일을 파괴하도록 한 후, 좀 더 포괄적인 거래를 위한 협상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현재 북한 핵개발 수준이 이란을 훨씬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란 핵합의 과정이 북한 비핵화 로드맵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것은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대선 이후 한 달 넘도록 침묵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실무협상 착수 대가로 어떤 인센티브를 요구할지 수를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으로 이어가기 위해 도발할 가능성도 물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채찍과 당근을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정부인데, 여기서 만약 도발로 간다면 안 그래도 미국의 핵심 이슈에서 벗어나 있는 대북전략이 더욱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북한의 고립은 불 보듯 뻔하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당면한 4가지 문제 말고는 모든 것을 후순위로 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경제 회복 △인종 문제 △기후변화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주의다. 우리처럼 대북관계 이슈에 안달할 이유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도 하루빨리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을 꿰뚫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박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 인맥들과 친분을 쌓아온 한국 정부 인사가 드물어 북한 핵 문제나 정상회담을 놓고 미국을 상대로 ‘외교 쇼’도 벌이지 못할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쇼를 벌일 때 받아줄 파트너가 있어야 ‘약발’이 생기는데, 지금 인맥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는 얘기라고 했다.
“이스라엘, 일본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외교 능력”
-우리 정부가 미국의 ‘선의’와 ‘전략적 이익’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휘두를 채찍은 제재와 압박이고, 당근은 대화와 협상, 제재 완화다. 무엇보다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내세울 첫 메시지가 무엇일지 관심사다. 대외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현재 북한 주민들은 코로나19 사태와 지난여름 폭우 피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어 주민들의 생활에도 큰 어려움이 있으리라 본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미국이 중시하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기여한다는 논리로 미국의 세계 질서를 강화하는 동맹국으로서 다가설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전략적 이익 면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시진핑 정부가 북한에 대해 경제적·정치적 지렛대를 사용해 비핵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당선인 측근들과 친밀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바이든 당선 직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나흘간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정부 인사와 바이든 측 인사 모두를 만나고 돌아오긴 했지만 이를 두고 “섣부른 행동”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아직 대선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이든 측에 노골적으로 접근한 것도 문제이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을 반대하는 바이든 측에게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가 중요하다거나, 정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는 건 상대가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 정권교체와 관련해 아직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나 일본 등의 대미 외교 정책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외교 수준은 턱없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지적된 사항이다. 한국의 대미 공공외교 정책은 양과 질에서 이스라엘, 일본, 대만 등에 비해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1940년대에 대미 공공외교를 본격화해 현지화, 내재화에 성공했다. 일본은 1990년대 들어 대미 공공외교를 본격화해 현지화 발판을 마련했다. 인력 면에서 봐도 일본국제교류기금 미국사무소에는 23명이 근무하는 반면,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사무소에는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예산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외교부 장차관과 고위 간부들에게 현재 바이든 측이 자문을 받고 있는 미국 워싱턴 전략컨설팅 회사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WestExec Advisors)’에 대해 물었다. 국무장관 내정자 블링컨과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플러노이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인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안 돼 있다는 방증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내정자, 중국·북한 금융제재 강화할 수도”
“자누지 회장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있던 시절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사람이다. 2008년 7월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집무실에서 바이든을 독대한 것도 그의 소개 덕분이었다. 올해 10월 말 자누지 회장이 비공개로 한국을 찾았을 때 오찬을 함께 하며 한반도 정세와 한미동맹,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은 외부와의 소통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몇몇 인사와 개인적으로 e메일을 주고받고 있지만, 현재는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한 공식 창구만 열려 있는 상황이기에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에서 12월 중 방미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제약이 있어 일단 내년 1월로 미룬 상황이다.”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외교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진핑 장기 집권 시나리오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어떤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나.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의회 최고 국제통으로, 중국을 잘 알고 있다. 그는 1970년대 말 상원의원 시절부터 중국을 방문해 중국 최고지도자들을 만난 경험이 있어 중국에 대한 식견과 경험이 풍부하다. 또한 그는 부통령 시절 시진핑 당시 부주석과 카운터 파트로 교분을 유지해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과 동맹국 간 네트워크를 부활할 방침인데, 이에 맞서는 중국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중 관계를 봉쇄(containment)가 아닌 관여(engagement)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중국의 위상과 영향력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미·중 갈등은 바이든 시대에도 계속될 것이다. 안보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경제적으로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같은 자유무역체제 복귀를 통해 동맹국을 중심으로 다자주의 블록을 만들어 중국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견제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나.
“바이든 당선인의 경제팀 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재무장관 후보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옐런 지명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낼 때 여야를 넘어 초당적 지지를 받은 바 있고, 특유의 친화력과 실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 간 무역·통상 공조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국제금융 전문성을 쌓은 옐런 지명인이 중국이나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일방적인 관세 폭탄이나 냉전 일변도로 끌고 가지는 않겠지만 중국과 불공정무역, 지식재산권 침해, 미국과 경쟁하는 5G(5세대) 통신기술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할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클린네트워크’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실상 한국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의회는 중국 IT(정보기술)업체의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자국 군대와 군사장비 배치를 재고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우리의 경우 중국 화웨이 5G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 기술은 편의를 넘어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미·중 양국이 우위를 선점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우리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미공조를 중시하면서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개척 등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쪽저쪽 눈치 보며 위험한 줄타기를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말뿐인 실리외교는 더는 설 자리가 없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뿐이다. 이는 우리 국익에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대외전략을 추진하되, 중국과의 갈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경제 손실을 최소화할 입체적 전략을 마련,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국익 차원의 전략적 접근과 다변화를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화웨이 거래 금지 조치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반도체 거래를 끊고 판매를 중단하는 상황에 처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러한 중국 견제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일시적인 손해가 우리에게는 오히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수요자와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따라서 이것을 한국 경제의 활로를 다변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미국,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타 지역의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
“첨단 원전 등장시킨 바이든, 文 정부는 탈원전 고집”
-바이든의 대선공약에 등장하는 기후변화, 클린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우리가 참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바이든 당선인은 임기가 시작되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자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라는 정치 거물을 특사로 임명했다. 그리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4대 우선 국정과제(priorities)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채택했는데, 재생 수소와 함께 ‘첨단 원전(advanced nuclear)’을 청정에너지 기술로 선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바이든 당선인이 속한 민주당은 이미 올해 8월 정강정책까지 수정해 첨단 원전 등 모든 탄소 제로 기술을 활용해 전력 부분에서 탈탄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풍력만으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우리나라 국가 기술의 최고 결정체인 원전 가동을 중단시키고 국토 곳곳에 태양광 패널을 무분별하게 설치했다. 이러한 막무가내 식 태양광 허가로 산림이 훼손돼 지난여름 수해 피해가 발생했고, 지방에 농지가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는 더는 무모한 탈원전 정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균형 잡힌 에너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정치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묻겠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급하락하고 있다. 국민이 보수정당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유는 4가지가 없기 때문이다. 인물, 정책대안, 진정한 반성, 호감이다. 이러한 국민의 지적을 뼈아프게 느끼고 있다. 대권주자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인물은 모두 외부 인사고, 소수 야당의 한계로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도 국민의 어려움을 해소할 만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약자와의 동행이나 과거 잘못에 대한 사과 등에서도 이견이 계속되고 있는 등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결국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지 못하고 여당 프레임에만 빠져 있다 보니 과거 반대만 하는 야당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진보 대 보수’ ‘서민 대 부자’ ‘노동 대 자본’ ‘평화 대 전쟁’ 같은 낡은 프레임이 아니라, 공정, 상생, 안전, 인권 등 새로운 가치 지향적인 프레임을 제시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69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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