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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지명은 주도권 강화 의도? 바이든 첫 국방장관 '진통'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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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7년 지나야 국방장관’ 규정 위배 논란
워런 등 민주당 상원의원 3명, 면제 적용 반대
“중국이 최대 위협인 시대에 안 맞아” 주장도
백악관 주도로 ‘외교 우선’ 추진 의도 해석

“무역대표부 대표에 중국계 캐서린 타이 내정”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로이드 오스틴 전 미 중부사령관이 9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극장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소개를 받고 발언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로이드 오스틴 전 미 중부사령관이 9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극장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소개를 받고 발언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을 새 행정부 국방장관에 기용하려는 조 바이든 당선자의 구상이 저항에 부닥쳤다. 바이든 당선자는 오스틴이 의회 인준을 통과하면 미 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 된다는 의미를 담아 지난 8일 지명했지만, 민주당과 진보 진영 안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비판은 군에 대한 민간의 통제를 보장하기 위한 ‘7년 규정’을 훼손한다는 점이다. 미국 법은 군인 출신은 전역 뒤 7년은 지나야 국방장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오스틴은 41년 군 복무를 마치고 2016년 4월 전역한 뒤 3년여 밖에 지나지 않았다. 1947년 이 법 규정이 만들어진 뒤 의회에서 이 조항의 면제를 받은 장관은 1950년 조지 마셜, 2017년 제임스 매티스 두 명 뿐이다. 민주당의 잭 리드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해에 중부사령관 출신 매티스의 장관 인준에 찬성해주면서 “나는 앞으로의 지명자에 대해서는 (7년 규정) 면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오스틴에 대해서는 “지명자에게 설명할 기회는 줘야 한다”고 돌아섰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워런, 리차드 블루멘탈, 존 테스터 등 민주당 안에서 최소 3명의 상원의원이 오스틴에게 7년 규정을 면제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 등에도 이 문제를 들어 오스틴 장관 지명에 반대하는 칼럼들이 실리고 있다. 오스틴에 반대하는 이들은 주로 중동 지역에서 경력을 쌓은 그가 중국이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현 시점에 국방 수장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한다. 오스틴은 2013~2016년 중부사령관으로서 극단주의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IS) 격퇴와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 등을 지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경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상원의원의 참모는 <복스>에 “그런 경험이 2020년대에 도움이 되는지 진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인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오스틴 지명을 “미국이 중국과 어느 정도 긴장을 완화하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오스틴이 자기 주장이 약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오스틴은 언론 노출을 피해왔고 자신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거의 없다. <엔피아르>(NPR)는 “오스틴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5년 9월 의회에 출석해 중동에서의 미군 작전과 관련해 말 실수를 해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런 논란을 감수하고 바이든 당선자가 오스틴을 지명한 것은 국방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백악관 주도로 ‘외교 우선’의 정책을 펴나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자는 전날 <디 애틀랜틱> 기고에서 “오스틴처럼 군대는 국가안보의 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오스틴은 과거 국방장관들이 지녔던 재주나 자기 주장이 없는 ‘팀플레이어’라면서, 협력관계를 중시하는 바이든 통치 스타일에 들어맞는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9일에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첫 흑인 국방장관 탄생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오스틴 인준에 협조를 거듭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나와 (오스틴) 지명자는 군에 대한 민간통제의 중요성을 믿는다”며 “역사가 요구하지 않았다면, 또 오스틴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7년 규정 적용) 예외를 요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도 이 자리에서 “4년 전 전역했을 때 나는 내 제복을 걸어두고 장군 오스틴에서 (민간인) 오스틴으로 돌아갔다. 이는 중요한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동맹과 협력할 때 가장 강력하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해, 동맹 복원과 국제 위상 회복을 내건 바이든 당선자의 기조를 그대로 반영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자는 통상정책을 책임지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중국계 미국인 캐서린 타이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수석 자문변호사를 내정했다고 <폴리티코>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가 의회에서 인준받으면 첫 비백인 여성 무역대표부 대표가 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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