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관련 메시지가 나온 28일 군은 그간 수집한 첩보에 대한 재점검에 들어갔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밝힌 A씨 사건 경위와 우리 군 첩보가 다른 것에 대해 “우리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A씨 억류 후 사살 때까지) 상황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며 “첩보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첩보의 조각조각들을 재구성해야 하므로 정당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이후 공식 발표까지 37시간 정도 걸린 데 대해선 “관계 장관회의를 수차례 해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북측 주장과 우리 측 분석이 엇갈리는 데 대해 “추가 확인하고 있다”고만 했다. 그런데 대통령과 여권에서 북한 통일전선부 통지문에 담긴 ‘김정은의 사과’를 높게 평가하자 입장이 미묘하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선 북한군의 A씨 사살과 시신 소각을 명시적으로 발표했던 군이 대통령 메시지에 즈음에 한발 물러서며 수위 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주한 미군 소속 정찰기들은 이날 일제히 한반도 일대 정찰에 나섰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해군 해상초계기인 P-3C와 정찰기 EP-3E, 미 공군 지상 감시 정찰기인 E-8C 조인트 스타즈가 정찰 비행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최근 공무원 A씨 사살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과 관련된 북한군 특이 동향 감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군과 해경은 전날(39척)보다 많은 선박 45척과 항공기 6대를 투입해 A씨 시신 수색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해상에 떠다니는 구명조끼를 발견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구명조끼가 아닌 플라스틱 부유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한편 통일부 장관 출신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북한의 통지문보다는) 국방부 발표가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라디오에서 “자기네(북한)는 사람까지는 태우지 않았다고 그러는데 사람까지 태웠다고 하면 국제적으로 북한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김정은 위원장도 나쁜 이미지를 뒤집어쓰기 때문에 파급 효과를 우려해서 축소 보고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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